[더팜 471] 보리밭이 열일하는 카페 내 나름대로의 맛집

 5월에 행사가 많으니까 정작 결혼 기념일 같은 것은 챙기기 힘든 것 같다. 남편 사촌동생이 결혼하다고 해서 주말에도 결혼식 참석해야 한다고 하고 가족끼리 시간 보내기가 참 쉽지 않다. 오랜만에 남편에게 시간이 좀 나서 어디 가볼까 하다가 며칠 전 친구가 포스팅한 곳이 인상적이어서 다녀와봤다.

 아는 사람은 다 안다고 하는데 요즘 외출을 못해서 친구 덕에 알게 되었다. 범어사 공영 주차장에서 주차를 하고 팻말을 따라서 찾은 더 팜 471이었다. 테이크 아웃 커피잔을 들고 다니는 사람들이 있어서 더 궁금해졌다. 도로변도 아니고 이런 곳에 카페 차릴 생각을 했는지 놀라웠다.

 영업 시간이 바뀌었다고 하니 참고하면 좋을 듯 하다. 유모차는 사용이 불가하다고 해서 노키즈존인가 걱정했는데 아니어서 다행이었다.

 조화인줄 알았는데 조화가 아니어서 사람들이 사진을 많이 찍고 있었다.

 카페 내부는 사진도 전시되어 있고 큰 유리창이 있어서 밖의 풍경이 액자처럼 보이게 된 곳도 있었다. 경치 좋은 곳은 자리가 없었고 그나마도 자리가 없을까봐 자리를 얼른 찾아야 했다. 손님이 많아서 머그잔은 안 되고 그나마도 20분을 기다려야 한다고 했다. 디저트는 빵류는 다 품절이었고 케이크와 쿠키류만 몇 개 있었다.

 2층으로 연결되기도 하고 실내 정원 느낌이 나서 좋았다. 카페지만 답답하지 않고 풍경을 자꾸만 보게 되는 곳이었다. 여기에도 야외 테이블이 있어서 앉아 있기 좋았다.(야외에 바람도 불고 해서 행운이 때문에 나갈 생각은 못했다.)

 아메리카노, 카페라떼와 케이크. 해운대나 달맞이쪽에 있는 카페들보다는 조금 저렴한 가격이었다.

 2층은 죄다 야외좌석이었다. 이 날 날도 선선하고 바람도 딱 기분 좋게 불어서 이 좌석이 좋아보였다. 슬프게도 우리가 나갈 무렵에 자리가 하나 나긴 했다. 데이트하는 커플들이 있기에 좋은 곳이었다.

  보리밭. 여기에 보리 심을 생각을 어떻게 했는지 모르겠다. 커다란 나무 밑에도 벤치가 있어서 풍경을 즐길 수 있었고 큰 돌들 밑에는 물이 조금씩 흐르는데 아이들이 거기서 올챙이를 잡고 있어서 놀랐다. 5월의 날씨와 보리밭 풍경이 잘 어울려서 소풍 나온 느낌이 들었다.

그냥 시간이 맞아서 갔는데 이 날 무슨 예술 행사가 있는 날이었던 것 같았다. 저 멀리는 강연 듣는 사람들이 있었다. 탁 트인 공간에서 듣는 강연이 좋을 것 같으면서도 풍경이 아름다워서 강의에 집중이 될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궁금하긴 했는데 저 근처로는 왠지 접근할 수 없었다.

 돌아갈 무렵에 큰 나무 벤치에 자리가 나서 앉아봤다. 여유 있게 즐기고 싶었는데 저녁 시간에 행운이 이유식도 먹이고 잠도 재워야 해서 좀 더 있을 수 없어서 아쉬웠다. 해운대쪽도 가보고 싶었는데 차가 막힐까봐 범어사쪽으로 왔는데 정말 탁월한 선택이었다. 하루종일 바빠서 파닥거리다가 한숨 돌린 느낌이라서 피곤해도 좋았다. 여름에도 좋을 것 같은데 그 때쯤은 모기가 만만치 않게 괴롭힐 것 같고 딱 지금이 밖에서 있기에 좋은 것 같다.


 큰 나무에 앉아서 행운이와 남편 사진 한 컷 찍고 있는데 공연이 시작되어서 당황했었다. 모든 사람들이 공연하는 분을 보는데 그 근처에 우리가 있으니까 어떻게 해야 할 지 몰라서 고민 좀 했었다. 맨발로 춤을 추는 것을 보면서 다칠까봐 좀 걱정이 되기도 했다. 타이밍이 절묘해서 구경도 잘 했다.

 

 다녀오고 나니 지인들과도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육아로 인해 외출할 일이 많지 않은데 짧은 시간 제대로 즐길 수 있어서 인상에 남는 곳이었다. 개인적으로는 바람에 흔들리는 보리들이 있을 때 가는 것을 추천하고 싶다.



아이들 데리고 가기 좋은 국립해양박물관 일상사

  사진은 거의 없지만 행운이랑 세 가족만 어디 놀러간 적이 없는 터라 기록용으로 하는 포스팅. 남들은 황금 연휴라고 여행을 간다고 난리였지만 워낙 일 많은 곳에서 일하는 터라 꿈도 안 꾸고 있었다. 마침 석가탄신일에는 쉰다고 해서 숙원사업이었던 머리를 하러 갔다. 그리고 나서 국립해양박물관으로 갔다.(사실 미세먼지 수치가 걱정되었는데 애 낳고 3인이 친정과 시댁이 있는 동네를 빼면 안 갔던 터라 실내 활동을 위주로 할 수 있는 곳을 찾았다.) 그래서 간 곳이 영도에 있는 국립해양박물관(https://www.knmm.or.kr)이었다.
 국립 해양 박물관의 모습. 여긴 버스정류장에서 본 모습이다. 주차장에서 들어가면서 이 건물의 모습을 못 보고 집에 갈 때 봤다. 왠지 국가 시설은 네모 반듯하게 지어서 딱딱한 느낌이 들었는데 여긴 그렇지 않아서 인상에 남았다. 이 곳은 박물관 관람비는 없고 주차비만 내면 되는데 주차비도 저렴해서 가기 좋았다. (4D 영상관은 따로 돈을 내야 한다.)
 가정의 달 프로그램이 많았다. 4D 영상관도 있고 어린이 박물관도 있지만 행운이가 어려서 참여가 불가능했다. 그냥 우리는 3층에 있는 수족관을 보러 갔다. 에스컬레이터도 있고 계단도 있지만 유모차가 있어서 엘레베이터를 이용해야 했는데 좀 좁고 1층에서 전층까지 가는 것은 한 대 밖에 없어서 불편하긴 했다.
 수족관 옆에 로봇 물고기가 헤엄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사진 찍으니까 물고기처럼 자연스러워 보이는데 실제로 보면 로봇 느낌이 나긴 했다.
 배도 전시되어 있고 뭐 핸들을 돌리면 배를 조종하는 것을 체험하는 것도 있어서 아이들이 엄청 많았다. 부산시내 아동들이 다 여기로 왔나 싶은 느낌이 들기도 했다. ㅎㅎ
 아쿠아리움 느낌이 살짝 나는 수족관. 사실 10걸음도 안 걸어도 되긴 한다. 유모차로 한 번 통과하고 뒤에 남편이 아기띠로 행운이를 안고 통과했는데 행운이가 신기해서 눈이 커지는 것을 보니 멀리 간 보람이 있었다. 이 옆에는 작은 수족관들이 있어서 남편이 행운이를 안고 보여줬다. 손으로 바다 생물을 만질 수 있는 체험 코너가 있는데 거긴 아이들이 바글바글했다. 다음에 행운이가 좀 더 자라면 데리고 가야겠다. 나는 만질 생각을 못할 것 같고 남편에게 행운이 좀 도와주라고 하지 않을까 싶다.
 박물관 갈 때는 해안 데크가 있는 줄 몰랐는데 해안 데크가 있다고 해서 잠시 가보기로 했다. 1층까지 가는 엘리베이터가 너무 붐벼 다른 엘레베이터를 탔는데 2층까지 밖에 운행을 안 했다. 꽃도 있고 볼거리가 있어서 살살 걸어가는데 마침 1층까지 연결되어 있어서 좋았다.
 해안데크 쪽은 그냥 평지라서 아이들이 자전거도 타고 비눗방울도 날리고 하면서 놀기 좋았다. 돗자리 들고 와서 노는 사람들이 많았다. 거기에 뭐 가볍게 타는 것도 있긴 했다.
 해운대나 송정과는 또 다른 느낌의 영도 바다. 오랜만에 바다 보니 좋았다. 산책하기도 좋고 가족끼리 가기 좋은 곳이었다. 사진을 예전 같음 열심히 찍었을 건데 행운이도 봐야 하고 해서 제대로 찍진 못했다.

 애 낳고 보니 박물관에 수유실이 2군데 있다는 것이 눈에 들어왔다. 남편이 아기띠 잠시 하면 된다고 유모차 들고 가지 말자고 했는데 내가 가져가자고 했었다. 기저귀 갈려고 화장실에 가보니 역시 기저귀 갈 곳이 없었다. 주차장까지 가서 기저귀 갈 수도 없고 유모차를 화장실로 가지고 가서 갈았다. 유모차 가져가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녀보니 아기 데리고 외출하기가 참 쉽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부산역에서 셔틀 버스도 운행하니 확인하고 가면 좋을 듯 하다.


육아 격동기 육아

1. 5월 황금 연휴가 아니라 육아 격동기로 인해서 2-3주가 그냥 훅 지나가버린 느낌이다. 원래도 바빴지만 미치도록 바쁘고 수면 시간 부족을 가지고 온 사건은 공갈 젖꼭지를 끊어버렸기 때문이다. 사실 행운이는 이제 8개월에 접어들어서 공갈을 끊을 마음이 전혀 없었다. 돌이나 되어서 말 좀 알아들을 때 끊어야지 생각을 했었다. 하지만 그놈의 침독 때문에 견딜 수 없었다. 나아질 만하면 다시 심해지고 그래서 연고 바르고 또 로션 바르고 보습 막 해주면 좀 낫다가 다시 심해지길 반복하는 것이 너무 스트레스였다. 양가 어른들이 얼굴 빨개졌다고 하면 뭔가 신경 쓰이고 일단 행운이도 아플 것 같고 해서 특단의 조치로 공갈을 끊어보자고 했다. 그러면서 죽음의 레이스 중이다. 일주일 정도 공갈 젖꼭지를 안 물리고 있다. 이제 그동안 고생한 것이 억울해서 물리진 않을 예정이지만 그래도 예전처럼 수면시간이 편하진 않다. 첫날은 진짜 미친 듯이 뻗대고 우는데 순둥이 행운이 어디 갔나 싶을 정도였다. 새벽에도 그렇게 울어대고 하는데 하염없이 안고 있었다. 남편과 번갈아 안기도 하고 그랬다. 그리 안 자면 힘들어서도 자겠지 싶었는데 6시에 기상하고 저녁 6시까지 단 10분만 자고 못 자는 아이를 보고 있으니 내가 포기해야 하나 싶은 생각도 들었다. 진짜 침독 아니었음 공갈 바로 대령했을 것 같았다. 요즘 상황은 밤잠은 그래도 자기 패턴이 있으니까 뒹굴거리고 울고 뒤집기 되집기 하다가도 자긴 한다. 점점 빨리 잠들어서 괜찮다. 낮잠이 조금 힘들었는데 처음 자는 낮잠도 그럭저럭 자고 있다. 새벽무렵에 깰 때와 낮잠 2가 문제인데 일단 안아주거나 업어주고 있다. 이것도 어찌 잡아야 할 건데 새벽 무렵에는 내가 잠이 모자라서 정신이 없는 터라 방법을 못 찾고 있다. 공갈 안 쓰니까 확실히 일거리는 줄지만 아기가 불시에 깰 때가 무서운 것은 사실이다. 빨리 행운이가 정상 패턴을 찾아가면 좋겠다.

2. 배냇머리를 잘랐다. 자르려면 진즉에 잘랐어야 했는데 사실 자를 마음이 없었다. 그런데 머리가 너무 안 자랐다. 남편도 나도 숱이 많은 편인데 너무 가늘게 나서 신경이 쓰였다. 그래도 안 자르고 버텼는데 미용실 갔다가 자르고 말았다. 사실 출산 전에 머리 하고 그 뒤로 머리를 한 번도 손질을 못했다. 어차피 출산 탈모도 왔고 지금은 다시 머리가 나고 있는 중이라 총체적 난국인 상황이었다. 하지만 머리가 너무 길어서 말리는 것도 힘들고 끝이 손상되어 엉망인 것도 걸렸다. 아기 맡기고 머리 하러 갈 엄두가 안 나다가 이번에 연휴에 남편이랑 행운이랑 총 출동을 했다. 머리길이만 자를 테니 그동안 행운이 보라고 해서 갔는데 미용실 원장님이 숱이 많은 아이라 밀면 좋다고 권유했다. 돌 때까지 머리가 안 자라면 어떡하냐는 말에 돌이 언제냐고 물어봐서 이야기 했더니 괜찮다고 밀자고 해서 밀어버렸다. 남편이 꽉 잡고 있었는데 진짜 빨리 머리를 밀었다. 행운이는 사람들이 보고 얼떨떨해서 막판에 조금 울었다. 석가탄신일에 머리를 다 밀어버려서 딸내미를 동자승 스타일로 만들어버렸다. 그래도 평생 머리 밀은 날짜은 안 잊을 것 같다. 양가 부모님은 머리 잘 밀었다고 해서 그나마 다행이었다. 아무튼 머리 밀고 나니 목욕 시간이 좀 더 수월해지긴 했다. 빨리 행운이 머리가 자라서 숱이 풍성한 느낌이 들면 좋겠다.

3. 드디어 이유식 먹는 양이 늘었다. 이제 60 g 정도는 먹는다. 이유식 만드는 것이 힘들었는데 양이 좀 늘어서 추천받은 대로 밥솥 이유식에 도전했다. 만능찜 모드로 했는데 비율 맞추기가 힘들었다. 처음에는 25분, 그 다음에는 20분으로 만들어봤는데 양이 적어서 15분이 딱 맞았다. 밥솥으로 한다고 무지하게 쉬운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이제 슬슬 더워지는데 불 앞에서 안 있어도 된다는 사실이 좋다. 이제는 혼자 안 있으려고 하고 상황을 살펴봐야 할 일이 많아져서 이유식에 시간 많이 뺏기는게 싫었는데 그나마 좀 수월해져서 좋다. 그리도 밥솥으로 만든 것을 더 잘 먹는 것 같아서 흐뭇하다. 사실 이유식 먹으면 수유량도 조절해야 한다고 하는데 조금씩 덜 먹는 것 같아서 5월 들어서 5회에서 4회로 줄여 버렸다. 간식이랑 이유식이 있어서 예전보다 훨씬 쉽게 조절했다. 수유텀이 한 시간 늘어나서 그나마 살 것 같다. 안 그랬음 너무 바빠서 힘들었을 것 같다. 하지만 행운이는 공갈도 끊고 수유텀도 길어져서 좀 힘들 것 같긴 하다.

4. 장난이 늘었다. 이제 뭐든 신기한 것을 보면 손을 대려고 한다. 앉아서 있는 시간이 길어져서 깜짝 놀랐다. 예전에 가지고 놀던 장난감은 시시한지 노는 시간이 줄었다. 뭐든 내가 먹으면 먹고 싶어하고 내가 만지는 것은 다 달라고 한다. 사람들이 기어다니거나 잡고 서면 더 힘들어진다고 하는 말이 무엇인지 슬슬 실감하고 있다. 예전에는 그나마 숨을 좀 돌린 것 같은데 요즘은 그냥 행운이가 잘 때까지 숨 돌릴 틈이 없는 것 같다. 잘 때가 되면 다리가 퉁퉁 부어 있고 아프다. 진짜 커피 없었음 못 버텼을 것 같다. 그나마 외출이라도 하면 좀 나은데 미세 먼지가 워낙 심해서 나갈 수도 없고 이래저래 육아 라이프가 고달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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