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아한 거짓말 - 김려령 내 책장

출판사 : 창비

 김려령 '완득이'의 작가란다. 영화가 꽤 흥행에 성공한 걸로 알고 있는데 끌리지 않아서 안 봤다. 그리고 소설도. 그런데 우아한 거짓말을 읽고 난 뒤 나중에라도 완득이를 봐야 하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왕따 이야기라고 해야 할까. 거짓말 이야기라고 해야 할까. 천지와 만지. 자매다. 어느 날 천지는 자살을 한다. 그리고 만지는 엄마와 함께 이사를 한다. 천지가 왜 죽어야 했는지가 드러난다. 그냥 대놓고 폭행하는 것보다 더 괴로운 것이 이런 식의 괴롭힘일 것이다. 교묘하게 진실과 거짓을 섞은 거짓말. 거짓말을 하는 이가 어떤 의도라는 것을 알면서도 주변에서 자기 일이 아니니까 그냥 구경만 한다. 혹시나 어떻게 될 지 몰라서. 그런 이야기를 잘 드러내고 있다. '그 아이 착하지만 맹해.'라고 이야기 한다면 강조되는 것은 착한 것이 아니라 맹함이 되고 그건 험담이지만 험담이 아닌 것처럼 되는 것. 이런 상황에서 빠져나가기란 쉽지가 않을 거다. 누군가가 도와주면 가능한데 섣불리 누군가가 되기는 쉽지 않을테니까.

 만지는 천지가 죽으면서도 발랄한 느낌이 들었다. 살기 위한 발랄함이겠지만. 만지, 천지, 그리고 자매들의 엄마, 화연, 미란, 미라의 시선들로 이야기를 한다. 각자의 입장이 있다. 그럴 수도 있겠다는 입장과 저렇게까지 집요해야 하나 싶을 정도의 이야기도 있다. 이야기가 많이 무겁겠구나 싶었지만 생각보다 무겁지 않은 느낌으로 써내려 간다. 하지만 중간중간 가슴을 후벼파는 듯한 문장들이 나온다. 이야기를 읽기 시작한 후 끝까지 이 책을 다 봐야 다른 것을 하겠구나 싶을 정도로 흡입력이 있었다. 씩씩하게 보이는 만지와 그녀의 엄마가 각자의 방법으로 천지가 죽은 후의 삶을 지켜내는 것을 보면서 안타까웠다. 학교 생활이라는 것이 가족이 개입한다고 해서 쉽게 해결되지 않을 거라는 것을 잘 알지만 천지의 곁에 있었던 씩씩한 엄마와 털털한 언니를 보니 더 안타까울 수 밖에 없었다. 우아하게 거짓말을 하면서 남에게 상처를 주면서 나중에 자기를 변명하기 위해서 합리적인 이유를 찾는 것을 보면서 화가 나기도 했다. 곰곰 생각해보면 아이들뿐만 아니라 어른들도 그런 일이 많을 것이다. 짠하게 가슴이 아파오는 책이었다. 
                                            
                                                          -인상적인 구절-
* 착한 애는 가만히 놔두면 되는데, 꼭 가지고 놀려는 것들이 생겨서 문제지. 자기 맘에 들면 착한 거고, 안 들면 멍청한 건가?
* 사과하실 거면 하지 마세요. 말로 하는 사과는요, 용서가 가능할 때 하는 겁니다. 받을 수 없는 사과를 받으면 억장에 꽂힙니다. 더군다나 상대가 사과받을 생각이 전혀 없는데 일방적으로 하는 사과, 그거 저 숨을 구멍 슬쩍 파놓고 장난치는 거예요. 나는 사과했어, 그 여자가 안 받았지. 너무 비열하지 않나요?
* 앞으로는 사람 가지고 놀지 마. 네가 양손에 아무리 근사한 떡을 쥐고 있어도, 그 떡에 관심 없는 사람한테는 너 별거 아냐. 별거 아닌 떡 쥐고 우쭐해하지 마. 웃기니까.

2012.01.27 쇼핑 관련 수다 보따리 일상사

1. 지인들 생일 선물을 구입을 완료했다. 2월이 되면 지인들 생일 그리고 가족 생일까지 있다. 부모님 생신이야 챙겨야 하는 거고 지인들은 생일 파티는 안 하지만 생일 선물을 주곤 했다. 정확히 말하면 내 생일도 그 무렵이라서 주고 받는 경우가 더 많긴 하다. 생일 선물 고르는 것은 언제나 어렵다. 특히나 취향 명확한 아빠 생일 선물이 제일 어렵다. 유행 따위는 전혀 고려하지 않고 딱 본인이 좋아하시는 스타일만 찾으신다. 주로 아버지 생신에는 옷을 구입하는데 워낙 취향이 까다로워서 조심해야 한다. 마음에 안 들면 받아서 딱 서랍장에 넣어두고 입지 않는 것을 알기에 신경이 쓰인다. 하지만 아버지가 좋아하는 스타일은 요즘에 잘 안 나온다는 것이 문제. 올해는 설도 빠르고 해서 슬슬 선물을 알아봐야 하지 않나 고민이었다. 한 번 쇼핑으로 원하는 스타일을 찾을 수 있다는 보장이 없어서. 그런데 오늘은 나름 괜찮은 것들이 보여서 바로 구입해왔다. 이제 아버지 생신 때까지 잘 보관만 하면 된다. 한시름 덜었다.

 지인들 생일 선물도 끝났다. 한 명은 결정했었고 한 명은 결정을 못해서 이 궁리 저 궁리를 하고 있었다. 그러다가 검색 중에 딱 하나가 걸려들었다. 알아보니까 괜찮을 것 같았다. 그래서 주저함이 없이 질렀다. 이제 날짜에 맞춰서 챙기기만 하면 될 듯 하다.

2. 오늘 이글루스 밸리에서 알라딘 중고 서점이 부산에 생겼다는 소식을 들었다. 그동안 헌책을 한 번 팔아볼까 싶었지만 택배를 보내고 하는 것이 귀찮아서 매번 미루고 있었다. 급한 일도 아니었고 반드시 처분해야 한다는 것도 없으니까. 한 때는 책을 다 사서 봤지만 어느 순간 불어나는 책을 감당할 수 없어서 도서관에서 대출해서 보게 되는 경우가 많아서 책이 생각만큼 많지는 않다. 그래도 괜찮은 책들을 지르기도 하고 내가 책을 좋아하는 것을 아니까 선물로 들어오기도 해서 좀 있다. 예전에는 책을 절대로 돌려서 보지 않았는데 한 번만 보고 책장에 꽂아두는 것이 아까워서 모임에 지인들이 보고 싶다고 하면 돌려보기도 했다.(이 지인들도 무지하게 책은 신경 써서 보는 스타일이다.) 그러고 나면 잘 안 보게 된다는 것이 단점. 한 번쯤 헌책을 처분해야지 싶어도 벼룩을 하려면 택배비가 너무 많이 나올 것 같고 해서 미루기만 했다. 이제 자주 가는 동네에 중고 서점이 생겼다고 하니 한 번 가서 팔아봐야겠다 싶다. 어차피 급하게 처분할 것은 아니고 천천히 상황을 볼까 싶다. 중고책 상태도 궁금하기도 하고. 나름 재미삼아 한 번 구경가야겠다. 만약에 책을 처분해서 책장이 비면 또 한동안 책을 살 것 같은 예감이 들긴 한다.

3. 이번 달에는 아이크림 샘플을 열심히 사용했다. 방판 할 때마다 아이크림에 관심이 있다고 해서 제법 아이크림 샘플이 있는데 아이크림은 소진 속도가 워낙 느리다 보니 몇 달 때 아이크림은 샘플을 사용하고 있다. 얼마 전에 샘플 판매가 2월 5일부터인가 금지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런데 갑자기 궁금해졌다. 내가 예전에 구입했다 해지했던  ***박스 같은 것들은 규제를 받는 것일까. 정품도 가끔 들어있지만 거기도 샘플이 꽤 포함이 되고 그걸 쓰기 위해서 사람들이 돈을 내는데 과연 규제 대상이 될까 아닐까 궁금해졌다. ***박스를 컨셉은 좋은데 워낙 랜덤이라서 받을 때마다 호불호도 갈리고 최근에는 보니까 예전에 했던 아이들이랑 겹치는 것을 보니 좀 그랬다. 이젠 저런 컨셉의 박스 시리즈에 돈을 투자하지는 않으리라 다짐했다. 그래도 달마다 사람들이 올리는 글을 구경한다. ^^;

4. 주제에서 벗어나지만 집안에 블랙홀이 존재하는 것 같다. 얼마 전에는 브러시 뚜껑(그냥 투명 플라스틱)이 없어지고 볼펜 뚜껑이라고 뭐한 것이 사라지고. 방 안에서 없어졌으니 청소를 하면 나오지 않을까 해서 샅샅이 뒤져도 안 나오고. 다른 것들로 대체해놓고 언젠가 나오겠지라는 심정으로 포기했다. 왜 그런지 모르겠다. 나만 그런 것일까.

로즈 가든 - 기리노 나쓰오 내 책장

 출판사 : 비채

 로즈 가든, 표류하는 영혼, 혼자 두지 말아요, 사랑의 터널 4편의 단편 소설집이다. 기리노 나쓰오의 미로 시리즈이기도 하다. 추리 소설을 보면 남자 탐정은 많아도 여자 탐정이 나오는 이야기는 별로 없다. 미로는 여자 탐정이라서 끌리는 캐릭터였다. 하지만 정의롭지도 않고 완전 자기 맘대로이고 사귀는 남자는 다 사연 없는 사람이 없고 골치아픈 캐릭터다. 그런데 이상하게 미로 시리즈는 찾아서 보게 되었다.

 로즈 가든은 히로오의 이야기가 나온다. 처음 로즈 가든을 읽었을 때 미로 시리즈라는 것은 알았지만 단편 소설인 줄 몰랐다. 그래서 히로오가 나왔을 때 자살한 이야기가 나오겠구나 했다. 전에 읽었던 소설에서 곧잘 전 남편의 자살 이야기가 나왔으니까. 하지만 내 추측은 완전히 빗나갔다. 고등학생이었던 미로가 히로오와 처음 만난 이야기었다. 엄마를 잃고 막 나가던 미로야 익히 알고 있었지만 히로오도 어찌나 만만치 않은 캐릭터인지 읽어야 하나 고민이 될 정도였다. 로즈 가든은 히로오가 나왔다는 것에 그냥 의미를 뒀다. 
 
 그 뒤에 세 편은 탐정 생활한지 얼마 안 된 미로의 이야기다. 아주 복잡한 사건이 아니라서 부담없이 읽기에 좋다. 의뢰인들이라든지 사건 당사자들은 죄다 사회의 그늘에서 종사하는 사람들이긴 하지만. 미로의 성격이 조금씩 나오기도 하고 탐정으로서 미숙함도 드러나기도 해서 재미 있기도 했다. 장편과는 또 다른 느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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