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로크백 마운틴



 아무 정보 없이 브로크백 마운틴을 봤다. 이안 감독이었다는 것도 모르고 오늘이 개봉날이었다는 사실도 모르고 봤다. 예전에는 영화 소개 프로그램을 열심히 봤지만 최근엔 전혀 영화 관련 프로그램을 안 봐서. 아무래도 영화 관련 프로그램에서 너무 핵심을 많이 보여주거나 스포일러까지 당한 적들이 있어서. 그냥 최근에 개봉하는 영화 중에 좀 괜찮아 보였고 알고 보니 아카데미에도 많이 노미네이트 되었다는 작품이었다.

 잭과 에너스의 이야기다. 그들의 삶 전체에 관련된 사랑의 이야기다. 단순히 게이 이야기라고 치부해 버릴 수 없는 영화였다. 그 둘은 카우보이다. 가난한 카우보이. 생계를 위해서 남의 양들을 지켜야 한다. 하지만 산림청에서 밤에 야영을 금지시켰기 때문에 몰래 밤에 야영을 하면서 양을 지켜야 하고 산림청을 속이기 위해서 한 명은 꼬박꼬박 식사를 지정한 곳에서 해야 한다. 그러면서 그들 속에서 사랑의 감정이 생긴다는 이야기가 대략의 이야기다.

 하지만 에너스는 11월에 결혼을 하기 위해서 돈을 벌려고 왔고 생긴 일을 하룻밤의 단순한 감정으로 돌리려고 한다. 게이 이야기를 이렇게 본격적으로 다룬 이야기는 처음이다. 얼마 전에 메종 드 히미코를 봤지만 그것과는 다른 느낌이다. 섬세한 감정선을 따라서 이야기가 전개된다. 그리고 충분히 그 관객들이 감정선을 따라갈 수 있게 만든다. 감정 이입이 된다. 물론 달래주고 해야 애틋해야 하는 장면도 남자들이기에 거칠게 표현한다는 등은 있다. 하지만 그들의 길고긴 사랑의 이야기는 안타깝다. 에너스가 어렸을 적에 본 광경을 이야기 할 때 혹시나 하면서 걱정하게 만들 정도였다. 그들의 사랑을 지켜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시대가 1960년대부터니까 아무래도 겉으로 드러낸다는 것이 무리고 그들의 감정 표현을 보면서 가슴을 졸이게 한다. 20년의 긴 세월 각자 가정을 가지고 있지만 진정한 가정이 아닌 느낌에서 고통스러웠던 시간들. 그래서  그들이 감정을 솔직하게 발산했던 브로크백 마운틴의 아름다운 풍경이 더욱 그들의 감정을 돋보이게 한다. 달콤한 사랑의 말도 아니 대사도 그다지 많은 영화가 아니지만 전해지는 것은 많은 영화다. 관객에게 많은 것을 느낄 수 있게 하는 영화다.

 적극적인 잭. 자신의 감정에 언제나 솔직했던 잭 그리고 언제나 자신의 감정을 잘 표현하지 못한 에너스의 연기가 정말 대단하다고 밖에 표현할 수 없었다. 물론 잭의 눈빛만 클로즈업 하면 느끼함이 상승하는 것은 어쩔 수 없었지만. 가을의 전설 이후에 자연 광경이 멋있음에 혹하면서 영화를 봤던 것은 처음이었다.

 그들의 고통스럽고 안타까웠던 사랑 이야기를 잔잔하게 잘 표현해낸 수작이라고 말하고 싶다.

P.S : 친구랑 이 영화를 보기 전에 브로크백 마운틴이 무슨 뜻일까 하면서 봤다. 보면서 산 이름이군 했다. 영화를 보고 나서 찾아보니 브로크백은 회귀라는 의미가 있다는 것을 알았다. 영화의 제목이 가슴이 확 와닿았다. 본 사람만이 이해할 수 있겠지만...

by 미니벨 | 2006/03/01 20:35 | 미분류 | 트랙백 | 덧글(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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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레이지 at 2006/03/01 20:38
ㅠ_ㅠ 아아-빨리 봐야되는디..휴지챙겨들고 내일이라고 보러 가야겠네요.-아 오다기리죠랑 이누도 잇신 감독님께선 서울과 인천만 돈다는 군요.흙흙
Commented by 김만세 at 2006/03/01 22:57
회귀? 공감.200%. 제목을 참 잘 붙인 영화!
배경 좋고, 스토리 탄탄하고, 배우들 연기력 뛰어나고
오랜만에 좋은 영화를 봤다는..
이 영화 보자고 권유해준 친구에게 땡큐를~~
단, 주제가 조금 무거우니 혹시 이 영화 보러가겠다고 생각하신 분은
자신의 영화 취향을 살짝 고려해 보시길..^^ (물론 개인적인 견해)
Commented by Kana at 2006/03/01 23:58
꼭 보러 가려구 해요. 히스 레져 오라버니...ㅠ_ㅠ
메종 드 히미코도 영화관에서 보고싶은데 대체 어디서 하는지..ㅠ_ㅠ
Commented by 미니벨 at 2006/03/02 08:49
레이지님 // 그렇죠. 오다기리죠가 온다면 한 번 더 볼려고 했는데...이럴 땐 지방이 서러워요. 브로크백 마운틴 보려고 전화 예약 하려고 하니까 안 되더라구요. 음란서생 등 한국영화에 밀려서 관객이 적어서 안타까웠어요.
김만세 // 회귀라는 말 듣고 정말 공감했다니까. 아무튼 재밌게 봤어. 아침에 출근해서 분노가 상승 중이야. 아직 화가 안 풀어져서...다들 악의가 없었으니까 내가 과민이라는 말에 만정이 확 떨어지고 있어.
kana님 // 메종 드 히미코는 아직 CGV에서 상영하고 있어요. 얼른 가서 보세요. 두 영화 다 좋았다니까요. 이 영화 정말 괜찮았어요. 아카데미에서 상 많이 받기를 응원 중입니다. 결과에 반영은 전혀 안 되겠지만요.
Commented by 력짱 at 2006/03/02 23:51
안녕하세요? 밸리에서 보고 왔어요.
저도 어제 이 영화 아무런 사전정보 없이 봤다가, 완전 제대로 뒷통수 맞은 기분이었어요. 너무 감동적이어서 100점 만점 주기도 죄송스러웠다는... ㅠㅠ
이 영화 보고나서 바로 메종 드 히미코를 봤는데, 얼핏 보기엔 비슷한 소재를 전혀 다른 상황에서 전혀 다른 방법으로 풀어나가고 있어서 그것도 흥미로웠어요. 아카데미 저도 응원중이에요. ㅠㅠ (앗! 느닷없이 찾아와선 혼자 흥분해서 울고 가네요. 민망하여라. ^^;;)
Commented by 김만세 at 2006/03/03 01:46
이안 감독이 어느 인터뷰에서 "이 영화는 러브스토리예요" 라고 말했대~~
Commented by 미니벨 at 2006/03/03 08:37
력짱님 // 저도 사전 정보가 거의 없이 가서 더 만족했던 것 같은데요. 정말 괜찮은 영화였어요. 비슷한 소재지만 알고 보면 전혀 비슷한 느낌이 들지 않죠. 두 영화 다 수작이라는 생각이 들었지요. 그리고 저만 흥분해서 글 쓴 건 아닐까 했는데 공감해주셔서 감사하네요.
김만세 // 러브스토리 맞아. 다른 것은 생각할 수도 없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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