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콤 살벌한 연인

드디어 보고 왔다. 달콤 살벌한 연인. 예전에는 괜찮다 싶은 영화가 있으면 개봉날을 챙겨 놓고 개봉날 보던지 아님 주말에 가서 봤다. 그런데 요즘은 영화를 잘 챙기지 못하니까 극장에서 내리기 전에라도 보게 되면 다행인 경우가 많다. 남들이 괜찮다고 보고 왔는데 오늘에서야 봤다.

사실 코미디 영화는 일행과 같이 가서 와~ 하면서 즐기면서 보고 싶어서 좀 미뤄왔던 것이 사실. 주중에는 좀처럼 시간이 안나고 하다가 오늘 비가 와서 날씨도 우중충하고 해서 코미디 영화를 보면 좋을 것 같아서 봤다.



캐스팅은 다 아는 대로 최강희와 박용우. 이 영화가 기대하지 않는 관객수로 요새 관객 몰이를 한다고 들었다. 두 배우에게 주는 개런티가 높지 않아서 총 제작비가 9억 정도 들었다는 기사를 어디서 본 것 같다. 다들 박용우가 기대 이상이라고 말해서 궁금하기도 했다. 박용우라는 배우는 TV에서도 기다지 인상 깊지 않았고 영화에서 기억나는 것은 그나마 초창기의 올가미라는 영화였다. 며느리인 최지우와 아들을 빼앗기고 싶지 않은 역을 멋지게 소화해낸 윤정희씨가 주연이고 그는 단순히 남편으로만 나왔던 걸로 기억이 된다. 최강희...남동생이 일요일 아침 잠을 포기하면서 단팥빵을 보게 만든 배우다. 꽤 연기를 잘하는 배우라고 기억하고 있다. 물론 내겐 광끼에서 가장 인상이 남았지만. 동생이 최강희를 좋아해서 여고괴담을 보고 와서 막 보러 가는 내게 최강희가 귀신이야라는 강력 스포일러를 해버려서 영화 보는 내내 재미가 없었던 기억도 가지게 해 준 배우다.

역시 이 영화를 보면서 두 배우가 다라는 느낌이 든다. 조은지도 꽤나 연기력이 되는 조연이지만 나오는 장면이 워낙 적다보니...일단 이 영화를 한 마디로 표현하단다면 대사의 재미는 이런 것이다라는 것을 보여준다는 느낌이다. 최근에 한국 영화는 대작으로 가거나 코미디 쪽이 많았다.(주로 내가 접하는 류가 이런 것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한국 영화에 심하게 욕설이 나오고 너무 자극적이거나 이상한 쪽으로 웃기는 것은 좋아하지 않아서 보면 내내 편하지 않아서 안 봤다. 그런데 이 영화에는 욕설이 별로 나오지 않아서 좋았다. 그리고 대사...박용우의 재발견이라고 할 정도다. 박용우가 대사를 아주 맛깔스럽게 표현했다. 나이 30이 되도록 여자랑 사귀어 본 적이 없는 이 남자의 찌질한 모습과 부합되는 말투가 얼마나 재밌던지 어떤 때는 닭살스러워서 진저리를 친 적도 있으니까. 예전보다는 살이 쪄서 아쉽긴 하지만 유들거리는 모습도 잘 어울리고 약간 망가지면서 자리를 잘 잡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최강희는 말 그대로 내가 기억하는 모습 그대로였다. 언제나 잘 하는 그 연기. 눈을 동그랗게 뜨고 바라보는 장면을 보면서 여자인 나도 귀엽군 하는 생각이 들 정도다. 역시 다른 분들이 말한 대로 캐릭터의 특성상 좀 더 연기를 살릴 수 없었던 장면이 아쉽다. 연기를 잘하는 배우인데. 그래도 박용우랑 잘 어울리고 영화 내내 즐거움을 선사해줬다.

마지막에 박용우가 사람들은 어떨 때 옛사랑을 떠올리나 하면서 이야기를 하는 장면이 가장 압권이었다. 거의 넘어가는 줄 알았다. 스토리가 조금은 약한 면도 없지 않아 있었지만 영화 보는 내내 즐겁게 웃을 수 있어서 좋았던 영화다.

by 미니벨 | 2006/04/29 21:41 | 영화 내 멋대로 평하기 | 트랙백 | 덧글(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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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레이지 at 2006/04/30 00:45
-_ㅠ 봐야겠군요. 저도 강짱(최강희씨)을 좋아했던터라. 전 광끼 때도 좋았고 그 주말드라마인가? 회색머리 했을 때도 좋아했었구...강짱 나온 드라마는 많이 본거 같은데 잘 안뜨는게 아쉽더군요..아! 오만과 편견 보고 왔습니다. >_< 간질간질한게..좋더군요. 특히 남자분- 처음에는 별론데..라고 생각했는데 그 비오는 날 청혼할 때 그 눈동자 색에 넘어 가는 줄 알았습니다. 어디 다아시같은 남자 없나 몰라요.흐흐
Commented by 니라니까 at 2006/04/30 03:01
(밸리타고 왔습니다~) 아 혹시 혈의누 안보셨나요... 저는 그 전부터 은연중에 좋아했는데 혈의누에서 정말 쓰러졌습니다i_i 박용우의 재발견이 즐거우셨다면 혈의누 추천입니다!
Commented by 미니벨 at 2006/04/30 14:16
레이지님 // 오만과 편견 보셨군요. 청혼할 때 상황이 안 좋았지만 멋있어 보이더군요. 주말드라마는 안 봤지만 광끼 때 꽤 좋아했습니다. 박용우의 대사는 정말 좋았는데 최강희 대사도 좀 재치 있는 부분이 있었음 좋았을 것 같은데 아쉽더군요.
니라니까님 // 혈의 누에도 출연했군요. 차승원이 주연한 영화로 기억됩니다. 나름 피가 많이 나오는 영화라서 꺼렸는데 다음에 기회가 있다면 봐야겠네요. 추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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