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애시대

 드라마 '궁'을 보고 나서 한동안 적응하지 못하다가 보게 된 드라마가 연애시대이다. 원래 s방송사의 드라마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아서. 처음부터 보지 않았지만 소지섭과 조인성이 불꽃 튀는 대결을 해서 뒤에 몇 부를 봤는데 그 어이없는 결말에 황당했었고 아주 우롱당한 기분으로 치자면 파리의 연인이 최고봉이어서. 파리의 연인에서 박신양과 김정은이 나를 유치하다고 생각하면서도 드라마에 빠지게 했다. 왠지 인기가 뛰어오르면서 팬들을 위한 서비스 장면으로 추정되는 신들이 난무하더니 맨 마지막화는 이야기 안 해도 다들 알거다. 아무튼 그랬다. TV 방송에서 광고를 떼어 놓을 수는 없겠지만 파리의 연인에서 휴대폰 문자 가르치는 부분에서 둔한 나조차 '저 휴대폰 대놓고 광고하니 잘 팔리겠군'이라는 말을 보는 순간 할 정도었으니까. 그래서 별로 안 좋아했는데 역시 캐스팅에 강한 S방송사에 넘어가버렸다.

감우성 예전에 좋아했었다. 한참 잘 나갈 때 드라마에서 사라지고 영화 쪽으로 갔다. 그가 나온 영화가 있다는 것은 알지만 그다지 취향에 맞는 영화가 아니었다. 그래서 본 것은 '결혼은 미친 짓이다' 밖에 없었다. 그리다가 최근에 본 왕의 남자로 호감도 다시 상승. 드라마에 나온다고 하니 반가웠다. 그리고 손예진양...왠지 이렇게 부르게 된다. 내겐 그다지 호감인 배우가 아니다. 제대로 그녀가 나온 드라마나 영화를 본 적이 없다. 그렇지만 감우성 때문에 설정 때문에 보기로 했다.

이혼한 부부가 헤어지면 만날 일이 없을 거라 생각하지만 그 부부는 각종 관계들 때문에 만난다. 그런 설정. 친구 사이보다 더 많은 것을 알면서도 친구보다 더 어색한 사이. 그렇지만 그들은 서로에게 비꼬면서도 속내를 알면서 잘 지내고 있다. 거기서 이야기는 시작이다.

드라마는 보면서 질질 끌면 이번에는 미련 없이 그만 보는 거야 하고 있지만 그런 경우가 없다. 좀 도너츠 가게를 심하게 애용하는 것 외에는 거슬리는 것도 없다. 약간은 유들유들 거리면서도 다정한 역을 감우성이 잘 해낸다 싶다. 너무 청순 가련형만 나와서 맘에 안 들던 손예진도 이런 연기도 되는구나 싶은 정도로 어울렸다. 그리고 조연들의 이야기도 딱이다. 동진의 나레이션과 은호의 나레이션을 듣고 있으면 그래 맞아 하면서 몰입하게 된다. 뭔가 아쉬운 듯하면서 확 와닿는다. 물론 웃기는 장면들도 많다.

그리고 조연. 보통 조연의 사랑은 별 신경 안 쓰이지만 소심한 닥터 공과 지호의 사랑 이야기도 재밌다. 오랜만에 아기자기한 드라마를 보는 것 같아 좋다. 드라마의 배경 음악들도 가슴에 와닿고. 어떻게 결말을 맺을지 궁금하다.

덧붙여 이 드라마에 나온 사람들은 쿨하다. 뭐랄까 실수도 하고 타이밍도 못 맞추긴 하지만 은호가 그 남자랑 헤어질 때도 미연도 확인하는 순간 힘들어 하면서도 동진과의 관계를 바로바로 정리해버리는 것을 보면...사람이 살면서 그렇게 쉽게 정리할 수 있을까...드라마라서 다른 역에 그렇게 시간을 할애할 수 없겠지만.

그나저나 동진은 왜 사산하고 힘든 은호의 곁을 지키지 못한 것인지가 나오겠군. 원작 소설도 1권밖에 없고 드라마를 꼬박꼬박 챙겨 보기가 쉽지 않아서 다 보진 못했지만 이제 챙겨봐야 할 것 같다.

by 미니벨 | 2006/05/13 22:38 | 드라마 | 트랙백 | 덧글(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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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김만세 at 2006/05/14 21:26
감우성 우리 사촌 오빠를 닮아서 그냥 좋아했었던 배우.
게다가 연기 잘 하는 배우로 요즘 호평을 받고 있어서 좋아하는 배우.
나도 연애시대 보고싶다고 생각했어 (TV를 보지 않는 나로선 아주 드문일이지만)
이 드라마 반응 좋은 것 같던데????
Commented by 미니벨 at 2006/05/14 22:44
김만세 // 연기 잘 하는 편이지. 이 드라마 반응 좋아. 왠만해선 열심히 보지 않을 텐데 열심히 보고 있지. 연애가 하고 싶다는 생각도 들기도 하고. 재밌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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