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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 나의 집 - 공지영 내 책장

 알라딘 마일리지를 적립금으로 바꾸기 위해서 책을 한 권 사야 했다. 읽고 싶은 책을 많았지만 소장을 해야 하니 고민이 되었다. 그러다가 즐거운 나의 집이 떠올랐다. 도서관에서 대출하려고 마음 먹은지 꽤 되었지만 그림자조차 보이지 않았던 책. 그래서 주문했다. 그리고 읽기 시작.

 책을 읽기 전에 우연히 공지영의 자전적 이야기라는 이야기를 들었었다. 그래서 어떤 식으로 이야기를 풀어 나갈지 무척이나 궁금했다.

 이혼을 3번이나 한 여자, 3명의 아이들이 성이 다 다르다. 그러면서 너무나 유명해서 튀는 인물. 위녕의 엄마는 그랬다. 위녕은 아빠와 살다가 엄마랑 살기로 결정했다. 조숙한 위녕과 때로는 딸보다 더욱 발랄한 엄마와의 이야기다.

 보통 생각하면 이런 이야기는 칙칙할 거라는 생각이 먼저 들거다. 하지만 그걸 과감히 깨준다. 이 책을 읽으면서 어찌나 마음에 드는 구절이 많은지 출퇴근 길에 자로 줄을 쫙쫙 그면서 읽고 싶어질 정도였다.

 글을 읽다 보면 이런 구절이 나온다.
 이혼한 가정의 아이들이 왜 불행한지. 그건 대개 엄마가 불행해하기 때문일 것이다. 부부가 불화하는 집 아이들이 왜 불행한지도 어렴풋이 느껴졌다. 아아, 이 세상에서 엄마라는 종족의 힘을 얼마나 센지. 그리고 그렇게 힘이 센 종족이 얼마나 오래도록 제 힘이 얼마나 센지도 모른 채로 슬퍼는지. 글을 초반에 이 구절을 보면서 난 공지영을 당분간 사랑하기로 했다. 이 이야기를 정말 즐겁게 해줄 것 같은 믿음이 생겼다. 사람들의 편견과 구박(?)에 위녕 엄마는 당당하게 위녕에게 설명한다. 물론 그 설명이 논리적으로 부족할 때도 있다. 하지만 딸과 엄마 사이에선 그게 통한다. 보기 좋았다. 엄마라는 존재에 대해서 다시 생각해 보게 하는 책이었다.

 유쾌하게 이야기를 풀어나지만 그 속에 슬픔 때문에 찡하기도 했다. 같이 운동을 했던 남편이 어느 순간 자신을 집안으로 가두려고만 하고 폭력까지 행사를 했다는 것. 하지만 폭력을 당해도 강연회를 해야 했다는 것. 이혼 3번을 하는 것은 위험하다고 말리니까 주위 사람들과 연락을 끊고 있다가 혼자서 이혼을 한 것 등. 위녕 엄마가 너무나 간단히 이야기를 했지만 실제로 그런 경험을 할 때 얼마나 괴로웠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일반인들도 힘든데 세상의 시선까지 신경써야 하는 유명인이었으니.

 하지만 위녕에게 차분하게 위녕 엄마 특유의 말투로 솔직하게 이야기를 진행해나가는 장면이 좋았다. 정말 친구같은 모녀였다.

 마지막에 위녕이 선택한 말에서 그녀의 평탄하지 않았던 학창 시절에 대한 아픔이 느껴져서 참 칭했다. 학부모님께 라는 시작하는 통지서 대신 보호자 되는 분께, 라는 말을 하고 싶었도 수업 시간에 무심히 내일 엄마 오시라고 해요, 라는 말 대신 보호자분 오시라고 하세요 라고 말하고 싶어서 교대를 가겠다는 위녕의 마음이 전해졌다고 할까. 이 집 가족들이 그들만의 방식으로 열심히 살아가는 모습을 보면서 참 즐거워졌다. 좀 더 힘을 내야겠다는 생각도 들었고.

 이 책을 읽자마자 쓰고 싶은 말이 너무 많았지만 점점 정리가 되지 않는다. 하지만 이 책을 통해서 당분간 공지영과 사랑에 빠질 것 같다. 

P.S : 무엇보다도 네가 기억해야만 하는 건, 네 엄마도, 그리고 아줌마도 한때는 자신들의 엄마에 대해 무지무지 많은 불만을 가진 그런 딸들이었다는 거야. 솔직히 성모마리아가 우리 엄마였다 하더라도 반발할 거리가 있을 거 같아.

 위녕 엄마가 쪼유에게 한 말이 가장 와닿았다. 자식들이 한 번은 생각해봐야 하는 대사라는 생각이 들었다. 생각한다고 엄마한테 항상 잘하기는 어렵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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