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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원의 행복 - 보리 비빔밥 내 나름대로의 맛집

 난 시장을 좋아한다. 물건을 보는 눈이 좋은 편은 아니지만 어렸을 때부터 시장을 자주 다녔다. 그 때는 귀찮아면서도 엄마가 가자고 했기에 가지 않을 수가 없었다. 그러다 보니 왠만한 큰 시장을 다 가봤다. 지금은 시장 안에 음식들을 맛보러 가는 것을 좋아한다. 밤 늦게까지도 안 하고 시장이 파할 무렵이면 장사도 접는 곳이 많지만 그런 알려지지 않은 곳이 더 음식은 맛있다. 모르는 분들과 합석을 해서 밥을 먹어야 하는 경우도 생기지만 전혀 부담없고 좋다. 가격까지 저렴해서 더욱 좋아한다.

 집 근처에 부산시내에서 크기로 밀리면 서운한 부전시장이 있다. 그런데 그 아침에 새벽에만 잠깐 장사하는 노점들이 많다는 것은 몰랐었다. 그러다가 VJ 특공대에서 소개가 되었나 보다. 엄마가 대충 어딘지 알겠다고 가봐야겠다고 하셨다. 몇 번 시간이 안 맞아서(이동 노점의 특징은 시간을 잘 맞춰 나가야 한다.) 그냥 들어오시곤 했는데 이젠 시간을 정확히 아신다. 그래서 지난 해는 별미인 콩죽을 제법 먹을 수 있었다. 한동안 아팠을 때 콩죽으로 연명했다. 체인점 죽보다 훨씬 맛있는 죽을 먹을 수 있어서 좋았다.

 식구들이 보리밥을 좋아하지 않는 편인데 엄마가 한 번 사와야겠다고 사오셨다. 그런데 먹어보니 은근히 별미였다. 1인분에 1000원이란다. 가격도 어찌나 저렴한지. 아침에 시장이 본격적으로 문을 열기 전에 반짝 장사란다. 길에서 대충 알아서 먹어야 하는데(의자도 없으니) 줄을 서서 기다린단다. 일요일 아침에는 등산객, 평일에는 출근하는 사람들, 장사 준비한다고 밥 못 먹은 사람들이 줄을 서서 먹는단다. 일요일 보리밥이 먹고 싶다고 했더니 엄마가 가서 사오셨다.

 일단 된장 사진부터. 진한 된장이 예술이다. 이것을 넣고 비벼 먹어야 한다. 양도 많이 안 주고 딱 1국자씩 퍼서 준다고 한다.

 그리고 국. 시래깃국인데 맛있다. 다 가라앉아서 사진을 좀 그렇지만. 식구들이 기다리고 있어서 급하게 한 장씩만 찍었다.

 드디어 채소. 종류는 배추와 콩나물, 무가 다다. 하지만 양념이 예술이다. 배추가 예술. 무도 좋아하고. 싫어하는 채소도 없고 간도 딱 맞고 그래서 인기인가 보다.

 보리밥. 3인분이다. 대부분이 거기서 먹기 때문에 집에서 통을 죄다 챙겨가야 했다. 진짜 보리 밖에 없다. 

 드디어 세팅~~ 예쁘게 그릇에 담고 된장을 넣어주고 비비면 딱이다. 아버지는 집에 있는 고추장과 참기름을 넣고 드셨다. 그러면서 된장 맛있다고 계속 이야기 하시고. 1000원에 이렇게 근사하게 먹을 수 있다는 것이 참 좋다. 요즘 물가가 비싸서 1000원 가지고 밥 먹기 힘든데 이렇게 든든하게 먹을 수 있다니...가끔 시장에서 맛있는 거 먹었다면 맛이 없다느니 위생이 별로라면서 무시하는 사람들이 있긴 하다. 그래서 속이 상할 때도 있지만 난 그렇다고 해도 이런 별미를 포기하고 싶지는 않다. 진짜 맛있게 잘 먹었다.

덧글

  • 퍼플 2008/04/16 09:52 # 답글

    이게 천원요? +_+
    예술입니다....
  • 미니벨 2008/04/16 10:54 # 답글

    퍼플님 // 단돈 천원이랍니다. 진짜 예술이에요. ^^
  • FERMATA 2008/04/17 22:22 # 답글

    어이구~!!! 제대로 행복한 천원이네요!!!!!!!!!!!!!@.@
  • 미니벨 2008/04/17 22:46 # 답글

    FERMATA님 // 그렇죠? 요즘 천원 가지고 무언가 하기 힘드니 더욱 만족도가 올라간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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