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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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늘한 미인 - 김지은 내 책장

 몰래 가서 보고 있는 모님의 블로그를 통해서 김지은 아나운서가 책을 냈음을 알았다. 그래서 도서관으로 달려갔다. 서늘한 미인 - 김지은 아나운서가 만난 스물한 명의 젊은 화가들의 이야기다. 작품을 사진으로 볼 수도 있고 작가에 대한 이야기도 있다. 물론 작가의 사진도 있다. 선입견을 주기 싫어서 작가의 약력을 생략되어 있다. 하지만 소통을 위한 메일 주소는 남겨져 있는 책이다.

 미술 관련 책을 거의 보지 않았다. 미술은 언제나 어려운 분야였다. 더군다나 학창 시절 미술샘로 인해 미술에 대한 기억이 별로 좋게 남아 있지 않는 내게는 미술을 흥미로운 분야기 보다는 까다로운 분야였다. 언제나 그림을 그리고 나서 칠판에 쭈욱 늘어놓고 가차없이 평을 하던 미술샘은 참으로 싫었다. 납득이 될 만한 설명보다는 자기 취향에 따라 마음에 안 드는 그림을 툭툭 치고 가차없이 말하는 그 시간이 참으로 지옥 같았다. 내가 그림을 못 그려서 그런 탓도 있지만 사춘기 여학생들의 감수성 따위는 하나도 고려하지 않는 시간은 진짜 싫었다. 특히나 자기랑 친한 학생들의 그림은 언제나 칭찬 연발이라서 친구들과 미술 시간을 참으로 싫어했다.

 그렇지만 미술에 소질이 있는 사람이 부럽긴 하다. 하지만 접하기도 어렵고 보고 나서 무언가 평을 물어볼까봐 두려운 분야가 미술이다. 그냥 영화처럼 가서 혼자만의 느낌을 적어내릴 수 없을 것만 분야였다. 너무 많은 지식을 들이대는 것 같아서 책도 피했다.

 하지만 이 책은 정말 편했다. 그래서 읽는 시간이 꽤나 걸렸다. 사진에 나온 작품들을 보면서 이런 저런 생각을 하다보니 정말 시간이 많이 걸렸다. 이렇게 수많은 작가들이 이렇게 멋진 작품을 만들고 있구나 싶었다. 그 중엔 낸시랭도 있었다. 내가 유일하게 하는 화가이지만 가장 인상적이지 못했다. 

 제일 처음 강영민 화가의 그림이 있어서 이 글을 끝까지 읽었다는 생각이 든다. '조는 하트', '웃는 퍽큐'라는 작품을 보면서 재기 발랄함이 느껴져서 계속 보고 싶을 정도였다. 진짜 독특함이 느껴지면서도 묘하게 따뜻함이 느껴지는 작품이 참 좋았다.

 각 화가마다의 사연도 곁들여져 있고 김지은 아나운서 자신의 이야기도 있어서 정말 재밌게 읽었다. 다 읽지도 않았는데 주변 사람들에게 보라고 말했을 정도. 화가의 그림이 홍수에 떠내려갔는 글에는 너무 안타까웠다. 똑같이 다시 그릴 수 없겠지만 그 시간, 열정을 쏟은 피 같은 그림들을 어찌하리오 싶어서.

 그냥 부담없이 우리나라에 이렇게 많은 화가들이 멋진 작품을 만들어내고 있음을 보고 있음 좋을 것 같다. 무언가를 강요하지 않고 가르치려고 하지 않는 글이 참 마음에 들었다.

 이유정님 [웨딩마취]
- 마취는 순간적인 도취를 위한 방편입니다. 서커스의 그네타기라면 그래도 안전그물망이라도 있죠. 하지만 아버지의 그네에서 남편의 그네로 옮겨지는 순간 까딱 잘못하다가는 불바다에 빠지게 될 여성! 이보다 더 아찔한 서커스가 또 있을까 싶습니다. 아마 독신이나 이혼녀들이 겪어야 할 끔찍한 고통은 불바다보다 더할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기혼 여성 혹은 혼자 살아갈 용기가 없는 여성들도 처지가 별반 나을 것 같지는 않네요. 정확히 돌아가는 시계톱니바퀴에 낀 머리카락을 보세요. 언젠가 머리통은 물론이고 몸통까지 그 톱니에 끼어 완전히 으깨져버릴 것 같지않습니까? 결혼에 의해 누리게 된다고 생각되는 그 많은 것들은 어쩌면 일종의 마취 효과일지도 모르지 않을까요?
 
 이 그림에 대한 생각을 보면서 어쩜 저렇게 표현할 수 있을까 싶었다. 그 그림이 확 와닿았다. 구절구절도 마찬가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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