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블로그에 들어왔다. 그동안 행운이 관련 글들도 쓰고 싶었지만 마음만 있고 몸은 바빠서 파닥거린다고 할 수가 없었다.
1. 행운이는 대근육 발달이 조금씩 평균보다 늦었다. 그래서 뒤집기도 병원에서 이 시기에 해야 합니다하는 마지막 시기에 뒤집었다. 그래서 대근육 영역은 다른 아이들보다 늦을 거라 생각을 했었다. 돌 즈음 되면 다들 걷는다고 하는데 행운이는 여전히 붙잡고 다녔다. 문센을 다니면서 같이 못 걷던 아이들이 한 발씩 떼고 그러는 것을 보면서 조금씩 초조해졌다. 행운이랑 다니면 아이가 몇 개월이냐고 묻고 돌이라고 하면 걷겠네 하고 물어보는 사람들이 많아서 더 그랬던 것 같다. 병원에선 15개월까진 혼자서 걸어야 한다고 했다. 하지만 조심성 많은 행운이의 성향상 자신 없음 절대로 안 하는 터라 걱정이 되었다. 한 발만 떼면 되는데 잡을 수 있는 것이 없으면 딱 주저앉으니 애가 탔다. 그러다가 15개월이 되니 집에선 혼자서 몇 발씩 떼었다. 그래도 밖에 나가면 절대로 혼자서 발을 안 떼었다. 그러다가 어느 순간이 되니 막 걷기 시작했다. 문센에서 갑자기 행운이가 혼자 걸으니까 다른 엄마들이 박수를 쳐줬다. 이제 잘 걷겠다고 마음 고생했겠다고. 진짜 비슷한 또래의 아이를 가진 엄마들이 그 마음을 이해해주는 것 같았다. 문센 샘도 막내가 늦게 걸어서 18개월에 걸었다고 걱정하지 말라고 했었는데 그 때 그 말이 참 위안이 되었었다. 열심히 걷고 이제는 안겨 있지 않고 걸으려고 해서 힘들긴 하지만 그래도 늦어도 따라가고 있어서 뿌듯하다.
2. 18개월에 18이 붙는다는 의미를 조금 알아가고 있다. 떼가 늘었다. 그만큼 자기 의견이라는 것이 생겼다는 것이겠지만 힘들다. 재접근기까지 왔던 터라 하루 종일 혼자 안 있고 나만 따라다니니까 힘들다. 이제 컸다고 내가 부엌일 하면 식탁 의자를 끌고 와서 그 위에 서서 설거지 하는 것을 본다. 떨어질까봐 걱정도 되고 하지만 도저히 어떻게 안 되어서 그냥 내버려두고 있다. 물론 칼 같은 거 가위 같은 것은 치우고 조심시킨다. 그러다 보니 반나절만 되어도 진이 빠진다. 먹는 것도 호불호가 나타나기 시작해서 반찬 만드는 것도 힘들다. 간장과 소금은 안 쓰고 있다. 간식들은 만들어서 먹이지 않으니까 나트륨 섭취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그래서 반찬에 간을 안 하려고 하는데 밥 안 먹으려고 하는 날에는 이제 간을 해야 하나 하면서 매번 갈등하게 된다.
3. 행운이가 좋아하는 음식은 완자. 완자류를 해주면 실패한 날이 없다. 완자에 견과류를 조금 넣어서 해주면 무조건 한 그릇 뚝딱이다. 찜기를 이용하는 완자를 하다가 에어 프라이어를 사서 기름 안 쓰고 완자를 해주는데 고소한지 좋아한다. 그래서 기름 없이 견과류를 이용해서 크로켓 같은 것도 해주고 있다. 한 번 할 때는 힘든데 냉동해서 다른 것으로 변형시켜 줄 수도 있어서 날 잡고 할 만한다. 에어 프라이어 살까말까 고민하다가 오븐 쓰기 싫어서 구입했는데 아주 잘 사용하고 있다. 팟타이 느낌으로 한 반찬도 잘 먹는다. 채수에 숙주나물 잘라서 데치고 어느 정도 있으면 계란 풀어주고 거기에 밥새우 가루 살짝 넣어주고 먹기 직전에 볶은 땅콩 잘게 부순 것을 넣어주면 완성. 어른이 먹어도 괜찮은 느낌이라 했는데 역시 잘 먹었다. 국은 잘 안 해주는데 소고기를 넣은 미역국은 실패 없는 아이템이다. 얼마 전에 코감기가 심해서 고생했는데 그 때 딱 입맛이 떨어졌는지 안 먹었다. 그래서 오랜만에 소고기 미역국을 끓여서 밥 말아 줬더니 한 그릇 뚝딱해버렸다. 해산물 쪽은 대구, 게살 등을 써봤는데 완전 실패다. 생선을 좀 구워줘 볼까 고민 중이긴 한데 워낙 그 쪽으론 실패 전적이 많아서 아직 시도를 못하고 있다.
4. 이가 제법 많이 났다. 송곳니도 나고 어금니도 올라왔다. 한동안 동시에 3-4개가 올라오니 밤에 잠도 못 자고 짜증을 내니 힘들었다. 사실 이가 나면 좀 잘 씹을 줄 알았다. 그런데 밥 먹는 것을 보면 몇 번 씹지 않는 느낌이 든다. 쌀과자나 연근칩 같은 것은 앞니를 잘 활용해서 먹는데 나머지는 그냥 몇 번 먹고 꿀떡 느낌이다. 그래서 아직도 음식 만들 때 사이즈를 크게 못하겠다. 몇 번 컥컥 걸리면 안 먹는 터라 사이즈를 조금 줄였다. 그래도 뭐 돌 때보다는 훨씬 큰 사이즈를 먹긴 한다. 도대체 아기들은 몇 개월이 되어야 좀 씹는지 궁금하다. 한동안 밥을 안 먹어서 애 먹이더니 좀 좋아하는 거 해주고 어쩌고 하니까 또 먹는다. 대체로 이가 나는 시가에 좀 음식에 까다로워지는 것 같다. 어금니 날 무렵 애도 힘들고 나도 힘들다는 것은 애 없었을 때는 상상도 못했던 사실이다.
5. 뭐 먹을 때마다 먹을 거에요? 라고 물어보고 네 라고 대답하게 가르쳤다. 아무리 가르쳐도 안 하더니 어느 날 네라고 대답하기 시작했다. 주세요도 가르치고 싶었는데 말을 안 하고 손짓만 한다. 그걸 가르쳤더니 양가 부모님이 귀여워서 쓰러지신다. 양가 부모님하고 행운이가 있음 간식을 많이 먹어서 그 날은 그냥 저녁 먹이길 포기하는 것이 빠르다. 자기도 손을 포개서 주세요 하면 맛있는 것이 나오고 하니까 가끔 책 가지고 와서 손을 포개는데 웃음이 나온다. 어찌나 귀여운지. 하루종일 따라다니면서 징징거리면 스트레스가 쌓이다가도 중간중간 예쁜 행동 때문에 쉬어가는 느낌이다. 어찌 되었건 기대 하지 않았는데 어떤 단어를 말하고 하는 것을 보면 가르쳐주면 어디가 저장되어 있다가 어느 날 그걸 꺼내서 활용하는 느낌이 된다. 책도 많이 읽어주고 해야 하는데 집안 일 하는 것에 손이 느리고 체력이 좋지 않은 편이라 생각만큼 못 해줘서 밤에는 항상 후회한다.
태그 : 육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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