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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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운이 어린이집 가다 육아

  8월 정말 힘든 달이었다. 어느 날이었다. 갑자기 병원에서 전화가 와서 뭐지 싶었는데 간병하던 엄마가 아파서 진료를 해야 한다고 오라고 했다. 어찌나 놀랐던지...급히 시어머니께 전화를 해서 행운이를 맡기고 병원에 갔다. 아무래도 좀 쉬어야 할 것 같아서 임시로 간병사를 구하고(짧은 기간 간병사는 구하는 것은 엄청 힘들다.) 엄마는 병원에서 나왔다. 나도 이래저래 바쁘고 했던 끼니나 겨우 챙겨드리고 했었다. 하지만 간병사가 장기 일자리에서 연락이 왔다고 간다고 하고 그 사이 아버지도 스트레스 때문인지 또 몸 상태가 안 좋아져서 엄마가 병원으로 갔다. 아무튼 이래저래 계속 집을 비우고 왔다갔다 하니 집안은 엉망이고 내 체력도 바닥이었다. 그 사이 행운이 문센마저 마지막 수업을 했다.

 1년 수강 수료증도 받았는데 좋았던 문센 선생님이 그만 두셔서 더 수강하고 싶지 않았다. 사실 문센하면서 이번 학기에는 학생들이 하나씩 어린이집에서 연락이 왔다고 빠져 나가서 더 걱정되기도 했다. 어린이집 한 군데가 가능성이 있었는데 연락이 안 왔다. 딱 마지막 대기 번호였고 그 사이에 맞벌이나 나보다 점수 좋은 사람이 올까봐 두려웠다. 도저히 몸살이 나서 안 될 것 같아 좀 누워 있는데 어린이집에서 연락이 와서 그냥 보낸다고 했다. 9월엔 아버지 대학병원 진료 스케줄도 좀 잡혀 있어서 어머니께 행운이를 맡기는 것이 신경이 쓰였는데 어린이집 가면 하원하고 조금만 봐주시면 될 것 같아서 마음이 가벼웠다.

 일단 2주를 적응기로 보고 첫 주는 2시간만 하고 둘째 주는 점심을 먹고 가지고 했다. 첫 날은 선생님들이 둘러싸서 손잡고 구경가지고 하니 울지도 않고 엄마도 안 찾아서 서운하기까지 했다. 그래도 혹시나 적응 못해서 전화올까봐 어린이집에서 가장 가까운 카페에 가서 기다리고 있었다. 어린이집에서 보내 준 사진 한 장을 받고 마음을 달래고 있었다. 적응을 잘 하려나 보다 싶었는데 다음 날부터 어린이집 앞에서 엉덩이 딱 뺴고 안 들어가겠다고 온몸에 힘을 줬다. 어찌나 서럽게 울더니 마음이 안 좋았다.

 처음으로 맞이하는 편한 시간에 책이라도 보려고 챙겨 갔으나 현실은 보육료 전환에 어린이집 서류 챙긴다고 정신이 없었다. 두 돌 되면 하려는 영유아 검진도 급하게 해야 했고 그 김에 그냥 구강 검진도 했다. 거기다 결정할 것도 많았다. 어린이집 간 3일만에 행운이는 스트레스를 받았는지 열이 39도까지 올라갔다. 행운이 키우면서 그렇게까지 아팠던 적이 딱 한 번 있었는데 그 때도 약 먹으면 열이 좀 떨어졌는데 이번에는 물수건까지 동원해도 안 떨어져서 꽤 마음을 졸였다. 병원에서도 열이 너무 높으니까 하루치씩 약을 주겠다고 했다. 거기다 내가 안 안아주면 엄마엄마 하면서 서럽게 울어서 계속 안고 있었다. 어린이집 가서 엄마랑 떨어져 있는 것이 스트레스였는데 어린이집만 갔다오면 안아줘와 업어줘만 말했었다. 그래도 이틀 지나니 열도 내리고 해서 걱정을 덜었다.

 2주차에 들어서는 그래도 좀 적응이 되었는지 어린이집 갈 때는 울고 하원할 때는 울지는 않아서 마음이 좀 놓였다. 선생님 말로는 엄마와 헤어지면 우는데 애착 인형이 생겨서 그걸 안겨 주면 좀 가만히 있다가 그 뒤 어린이집 활동에 참여한다고 했다. 아닌게 아니라 사진 받았는데 동일한 인형을 안고 있는 사진이 몇 개 있어서 애착인형이구나 싶었다. 등하원을 해줘야 하니까 그것도 참 만만치 않았다.

 일단 2주는 그렇게 지나갔고 이번 주부터 시간을 다 채워보기로 했다. 과연 잘 견딜지 걱정이다. 그래도 적응만 하면 아버지 병원 스케줄 생길 때 시어머니 부담을 덜어드릴 수 있어서 좋을 것 같다. 잘 적응 했음 좋겠다.

- 그런데 어린이집 들어가면서 느끼는 것인데 우리는 출산 장려만 하고 아기 키우는 것에는 진짜 설명이 없는 것 같다. 어린이집 대기 거는 것도 엄마들이 알아서 해야 하고 어린이집 입소를 해도 각종 서류도 해오라고 하면 해야 한다. 보육료 전환은 근처 주민센터 가서 했는데 그 때도 보육료 결제 카드에 대한 말이 없었다. 어린이집 서류에 보니 결제 날짜가 있어서 인터넷으로 카드 발급을 알아봤다. 임신했을 떄 만든 카드는 보육로 결제 카드가 아니라서 따로 만들어야 했고 인터넷으로 신청하면 시간이 오래 걸린다고 해서 은행에 방문해서 발급 받았다. 어린이집마다 받는 서류가 달라도 그래도 기본적으로 해야 하는 것은 같으니까 홍보 같은 것 좀 하면 안 될까. 뭐든 엄마들 카페가고 확인하지 않으면 안 되니 참 쉽지가 않다.

 거기다 필요한 것은 어찌나 많은지 미리 준비한다고 했는데도 모자라서 더 준비해야 했다. 낮잠이불, 치약, 칫솔, 양치컵, 손세정제, 물티슈, 기저귀, 고리 수건까지 정말 한 살림 장만하고 있다. 그나마 준비한 것들이 있었는데 수량이 모자라서 추가로 구매해야 했다. 어린이집에서 한복도 필요하다고 해서 한복을 알아보는데 처음에는 철릭 스타일을 알아보다가 어디서 개인적으로 입히면 예쁜데 어린이집에서 단체 사진을 찍으면 생활한복이다 철릭 스타일보다는 전통 한복을 입은게 예쁘다고는 글을 보고 전통 한복으로 구매해버렸다.

 추석에 어떻게 해야 할 지 모르겠다. 보낸지 얼마 안 되어서 시스템도 잘 모르는데 카페 깥은 곳에 보면 어린이집 선물용으로 뭘 구매했다는 글이 많다. 담임샘에 다른 선생님 2명이 케어한다고 하는데 다 챙겨야 하는지 그렇다면 원장샘까지 챙겨야 하는지 안 보내면 안 될까 싶기도 하고 어린이집 보내면 좀 편할 줄 알았는데 고민할 것이 더 많이 생긴 느낌이다.

덧글

  • watermoon 2018/09/10 17:08 # 답글

    국공립 어린이집같은 경우는 선물 부담스러워하세요 저희 딸 어린이집은 스승의날 카네이션 화분도 다 돌려뷰내시더라구요 저는 추석이 아니라 오히려 아무날도 아닌날 그냥 전체 간식 3만원 이하로 넣어드려요 심지어 담임선생님들은 기프티콘 드려도 다시 돌려보내셨어요. 주위 분위기 먼저 살펴보세요.
  • 미니벨 2018/09/10 18:52 #

    갑자기 어린이집 가게 되어서 검색하다보니 막 생각이 많아지더라구요. 국공립은 아니라서 담에 분위기 보려구요. 이번 명절은 그냥 넘어가기로 마음 먹었어요.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닷!
  • 2018/09/11 00:02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2018/09/11 13:47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 당고 2018/09/13 10:01 # 답글

    어린이집이라니...... 정말 세월이 빠르네요. 육아하시는 미니벨 님, 진짜 대단하고 또 대단하신...... 힘내세요!
  • 미니벨 2018/09/14 15:02 #

    육아를 하다보니 어떻게 하루가 지나갔는지 모르고 지나갔는데 벌써 두 돌이 되었네요. 육아하는 것이 얼마나 힘든 것인지 점점 깨닫고 있는 요즘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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