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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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5] 종의 기원, 나 혼자 벌어서 산다 외 3권

11. 종의 기원
작가 : 정유정
출판사 : 은행나무

 정유정의 책은 꼭 읽으려고 마음 먹었었다. 그동안 기회가 안 되어서 못 읽었다가 드디어 종의 기원을 읽었다. 아예 내용의 대한 것도 모르고 정유정이란 이름 하나로 책을 읽기로 결정했었다. 처음에는 그냥 긴 대기 시간에 휴대폰만 만지기 싫어서 읽기 시작했다. 그 뒤에는 대기 순번을 놓칠까봐 신경쓰면서 읽어냈다. 이동하는 중간에도 졸렸지만 책 내용이 너무너무 궁금해서 읽어내려갔다. 초반에 어두운 분위기였지만 묘하게 뭐가 있어서 이런 분위기를 형성하는 것일까 싶었다. 유진은 약을 먹어야 하는 아이였다. 유망한 수영선수였지만 약을 꾸준히 먹어야 했고 약을 끊으면 발작을 일으켰다. 그러기에 엄청 좋아했던 수영도 그만두어야 했다. 그의 어머니는 유진의 행동을 제약하고 규칙들을 만들었다. 밖에서 그냥 쓰러지고 할까봐 9시 통금에 술은 금지등등. 하지만 유진은 그것들이 지겨워지고 나름대로 주위를 관찰하면서 자신만의 방법으로 엄마의 규칙들을 어기곤 했다. 뒤로 가면서 유진의 이야기가 나오는데 와 이거 영화로 잘 만들어져 나오면 절대로 못 볼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예전에 추적자 보고 한동안 밤길에 누군가 오는지 뒤돌아 보게 만들었던 그런 느낌의 책이었다. 이 소설이 영화로 만들어진다면 누가 주연배우가 될까 조차 떠올리지 못할 정도로 유진이란 캐릭터는 묘했다. 상위 1퍼센트에 속하는 캐릭터의 유진은 아 다른 곳에서 이런 캐릭터 봤어가 이런 생각이 떠오르지 않을만큼 놀라웠다. 몰입도가 최고였다. 얼마만에 이런 류의 책을 읽었나 싶었다. 최근에 책에 대한 정보가 없어서 이런 류의 책을 읽고 싶어도 정보가 없다는 것이 아쉬울 뿐이었다. 출판된지 좀 된 책이지만 안 읽었다면 읽어보라고 강추하고 싶은 책이었다.

12. 나 혼자 벌어서 산다
작가 : 정은길
출판사 : 비즈니스북

 트위터에서 추천하는 책들 중에서 마녀체력과 나 혼자 벌어서 산다가 인상적이어서 읽었다. 나 혼자 산다의 패러디 느낌이 물씬 나는 제목이지만 이 제목 때문에 기억하기 쉬웠다. 작가가 혼자 살지 않는다는 것을 밝히긴 했고 이 책의 내용에 지장은 없지만 좀 기분이 찔끔 그했다. 아무튼 혼자 살기 때문에 돈이 더 필요하다는 것. 그리고 집이 꼭 필요하다는 것. 자신만의 집이 있어야 좀 더 용감하게 다른 일에 뛰어들 수 있다는 말에는 동의했다. 어르신들이 주택연금에 대해서 이야기 하는 것을 들은 적이 있었는데 혼자 사는 사람들은 노후를 위해서 집을 장만하고 나중에 주택연금을 활용할 수 있다는 구절에서 아 맞다 라는 생각이 들었다. 연금이라는 것이 엄청 뒤에 일인 것 같지만 어찌되었건 있으면 든든하다는 것. 집을 구하는 것이 과연 쉽냐라는 것은 남지만 일단 종자돈을 만들고 생각을 하고 있으면 그래도 실천하는데 좀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었다. 그리고 집을 구할 때 실패담이 나오는데 집을 구할 때는 목적을 생각하고 그 비슷한 것을 찾다보면 최종정으로 비슷한 곳에 머물 수 있다는 이야기가 있는데 진짜 필요한 작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 인상적인 구절_
*탐색을 통해 내가 진짜 하고 싶은 일을 찾아 올바른 순서에 맞게 접근한 것, 처음부터 나만의 콘텐츠를 제대로 정리한 것, 내 콘텐츠와 어울리는 적절한 곳을 찾아 나선 것, 머뭇거리지 않고 내가 먼저 과감하게 제안한 것 등의 어우러지면 하나의 직업이 생겨났다. 그것도 내가 가장 원하는 방식으로 말이다. 탐색으로 시작해서 제안이라는 행동으로 마무리를 하니 그 결실이 맺어진 것이다.

13. 셈을 할 줄 아는 까막눈이 여자
작가 : 요나스 요나손
출판사 : 열린책들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을 쓴 작가의 책이었다. 그냥 내가 요즘 잘 듣는 팟캐스트 행복하십쇼에 이 책을 소개했길래 궁금했다. 읽다보니 어라 어디서 본 듯한 구성인데 싶어 봤더니 요나스 요나손의 책이었다. 남아프리카 공화국의 흑인 난민촌에서 태어난 놈베코. 그녀는 분뇨통을 날라 생계를 유지해야 했다. 글을 배울 수도 없었지만 셈에 대해선 탁월한 능력을 가지고 있었다. 호색한 아저씨를 통해서 글을 배우고 슬슬 빈민촌을 떠나려고 한다. 그 호색한 아저씨가 남기려고 한 적이 없었으니 놈베코에 손에 들어올 수 밖에 없는 다이아몬드를 재킷 안에 꼬매 넣고 그녀는 세상을 향해 나아간다. 돈이 있다고 쉬운 일은 아니었지만 특유의 책에 대한 열정과 상황 파악 능력으로 그냥 하루하루를 넘기는 법이 없었다. 남아프리카 공화국에서 스웨덴까지 가게 되는 과정도 그렇고 놈베코에서 마냥 행운만이 있는 것은 아니었지만 그 과정에 안달내지 않고 느긋하게 자신만의 지식을 얻어가는 과정이 놀라웠다. 거기다 실제 정치사에 등장하는 인물을 자연스럽게 등장시켜 이야기에 버무리는 것도 작가의 능력인 것 같다. 하지만 우연이 너무 많다는 것은 좀 그랬다. 스웨덴에 넘어가기 전 이야기가 훨씬 재미 있었다. 원자폭탄이 아무 문제가 없이 몇 십 년 관리했다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되는 터라 그냥 재미를 위해서 읽으면 딱인 것 같다. 책이 상당히 두꺼움에도 불구하고 읽게 되는 것은 요나스 요나손의 재주라고 생각하는데 읽다보면 이 때까지 봤던 구성이 아닌 다른 구성으로 책을 내줬음 좋겠다는 생각도 든다.

14. 어쩌자고 결혼했을까
작가 : 오카다 다카시
출판사 : 와이즈베리

 책 제목에 낚여서 봤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중반까지 읽은 것이 아까워서 끝까지 읽고 말았지만 읽는 내내 책 읽는 시간도 겨우 내는데 이걸 왜 읽었을까 싶었다. 그나마 구매한 책이 아니고 도서관에서 대출한 책이라는 것에 작은 위안이었다. 일단 사례가 많이 나와서 읽었지만 작가의 이야기만 많았고 설교만 많았다면 던져 버렸을 건데 사례 때문에 읽었다. 아무튼 부부관계의 문제를 애착 유형으로 풀어냈다. 그런 애착 유형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실패를 경험했음에도 불구하고 또 같은 유형의 사람을 만나서 실패를 거듭하게 된다는 글을 봤는데 그게 기억에 남는 한 가지였다. 가끔 저렇게 고생을 했는데 왜 또 비슷한 유형의 사람을 만나는가 싶었는데 본인의 성향을 몰랐던 거였다. 애착 유형을 알고 그걸로 해결하면 된다고 되어 있었다. 실제로 그 방법을 통해서 해결된 커플들도 있었는데 그런 방식으로 결혼을 유지해야 하는 것이 맞는 걸까 싶은 사례들이 많았다. 뭐 이런 사례들도 있고 내가 어떤 애착 유형인지 궁금하다면 읽어보겠지만 굳이 꼭 시간내서 읽을 필요는 없을 것 같은 책이었다.





15. 지혜로운 생활
작가 :  오지혜
출판사 : 사물을봄
부제 : 두 번째 퇴사, 그래도 잘 살고 있습니다.

 독립출판사의 독립출판 작가라고 한다. 두 번째 퇴사라는 말에 눈길이 가서 보게 된 책이다. 요즘같이 일자리 구하기 힘들고 정규직 자리가 힘든 세상에서 퇴사라는 것은 보통 용기로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들어갔고 적성에 안 맞든 맞든 처음에는 잘 하고 싶은 마음이 많을 거다. 그리고 일가친척들의 질문 공세에도 아 직장 다니고 있어요 할 수 있을 거고. 두 번째 회사에 자신의 일을 제대로 알려줄 사수도 없고 전임자도 없는 곳에 가서 하루종일 일에 치여서 고생하는 모습을 보면 나도 예전에 저랬던 것 같아 싶었다. 보면서 저 정도로 마음이 다치고 힘들면 그만두는 것이 맞지 하면서도 월급 나와 다니고 이것만 끝내고 말해야지 하면서 다니는 것들 자신은 엄청 힘들게 해내도 아무도 그걸 모르고 해낸 것보다 더 많이 일이 쌓여서 드디어 그만두겠다고 말을 할 때 만류하는 사람들이 대사마저 그럴 거야 싶었다. 잘 다니고 있는 사람들이라면 다들 그렇게 말릴 수 있다. 사람을 살고 봐야 하는데 말해놓고도 몇 달을 더 나니고 나서 그만두고 마음이 편해졌다고 했을 때 축하해주고 싶었다. 이래서 인기가 있었나 싶었다.

 퇴사 이후의 삶은 작가 개인의 삶으로 봐서는 잘 살고 있는 것이 맞다. 다른 퇴사들을 읽으면서 이렇게 다들 살 수 있는 것은 아니니 위로가 좀 덜 되는 것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 속도의 시대에 자신만의 속도로 가는 것도 좋은데 역시 제 한 몸 밥벌이 때문에 후반부에 가서 마냥 책을 편하게만은 볼 수는 없었다. 어찌되었건 하고 싶은 일을 찾은 작가가 부럽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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